سِجِلّ المائة يوم المَخْفِيّ

금지된 이야기가 깨어났다

“다음은 속보입니다.”

TV 뉴스의 화면이 응급실 입구를 비추고 있었다.

화면 속 병원은 사이렌과 경광등, 출입을 통제하는 보안요원들과 긴장한 의료진들로 가득했다.

『서울 시내 A병원에서 의문의 중독 환자들이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이상행동과 웃음을 보이고 있으며——』

『신종 마약 복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자들은 병원 정문 앞에 삼삼오오 몰려들었고, 마이크와 카메라가 번갈아 조준되었다.

“병원 관계자 인터뷰 가능합니까?” “도대체 어떤 약물이 퍼진 겁니까?” “실제로 사망자도 발생한 게 사실인가요?”

병원 측은 언론 대응팀을 급히 소집했다. 대변인과 홍보 책임자가 논란이 커지기 전에 진화에 나섰다.

“현재 원인 파악 중이며, 외부 유출은 없습니다.”

“감염병이나 유해 화학물질은 아닙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과도한 불안을 자제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정보는 이미 통제 불가 상태였다.

SNS에서는 실시간 영상이 확산되었고, ‘901번째 밤’이라는 단어가 해시태그로 떠올랐다.

#기묘한미소 #901번째밤 #신종중독

그 누구도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 채, 모두가 추측했고, 모두가 공포를 소비했다.

하임은 언론과 대중의 소음을 뒤로한 채 연구실로 향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입을 열어봐야 그 어떤 의미도 없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건 해명이나 진실이 아니다.』 『공포와 이야기, 그리고 자극이다.』

컴퓨터를 켜고, 자신의 개인 서버에 접속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모아온 데이터를 빠르게 살폈다. 화면에는 이전 연구의 흔적과 실험 보고서들이 빼곡하게 떠올랐다. 하임의 손가락은 키보드를 두드리는 동안 점차 속도를 더해갔다.

화면에는 마지막으로 그가 봉인했던 파일이 나타났다.

『901번째 밤 – 실험 종료 보고서』

그 파일을 열자마자, 화면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이 파일을 다시 열 일이 없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이제 피할 수 없는 순간이 도래한 듯했다.

파일 속에는 명확한 결론 대신 질문만이 남아 있었다.

『이것은 정말 끝난 것인가?』 『이야기는 멈춘 것인가, 아니면 멈춘 척한 것인가?』

하임은 깊은 숨을 내쉬며 천천히 몸을 뒤로 젖혔다.

그 순간, 연구실의 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레지던트 박도윤이 얼굴을 내밀었다.

“하임 박사님, 위쪽에서 잠시 쉬는 게 어떻겠냐고 권하네요. 잠깐이라도…”

하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을 내려놓으려면 잠시나마 신선한 공기가 필요했다.

그는 의자를 밀고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연구실의 불을 끄자, 컴퓨터 화면에 남겨진 파일명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났다.

『901번째 밤 – 실험 종료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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